이 장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문학을 지망하는 맹목의 부랑아들에게”이다. 이것은 단지 작가지망생에게 쓴 글이 아니다. 생의 소중한 순간순간을 내팽겨 쳐버린 군상들이 그 각성의 대상이다. 우리는 오늘날 ‘열정’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학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는 가벼운 TV 광고에서도 말이다. 이외수는 이 글에서 ‘열정’이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어쩌면 이 말의 용례를 비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사람들은 보다 열심히, 보다 근면하게, 보다 더 많이 일하고,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주입된다. 이것을 위해 ‘열정’이 흡사 윤리적 가치처럼 신봉되는 것이다. 이외수는 “문학을 지망하는 맹목의 부랑아들에게”를 통해 ‘가벼움’에 헌신하고, ‘진중함’을 외면하는 오늘날의 작가지망생을 꾸짖고 있다. 이 일갈이 어떻게 작가지망생에게만 유효한 것일까? 즉각적인 쾌락, 즐거움, 가벼움에 심취해서 살아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 아닐까? 작가의 표현을 빌리지면, “갈수록 세상은 썩어 문드러지고 갈수록 인간은 비굴해진다.” 사람들이 “저급한 이기의 갑옷 속에 자신을 안주시킨 채” 살아가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지망생에게 쓰는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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